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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25.10.17) 국정감사서 “‘증도가자’ 다시 심의하라”…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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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25
  • 작성일25-10-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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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보물 지정 무산 고려 금속활자
감사원 “심의 과정 위법·부당” 지적
허민 청장 “진위 여부 면밀히 검토”

10월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도가자’ 관련 감사원의 제보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17년 심의 당시 활자 조판 실험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요사항을 누락하거나 통계 분석을 잘못 적용해 결론이 왜곡된 다수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7년 보물 지정이 무산된 고려시대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다보성갤러리]
10월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도가자’ 관련 감사원의 제보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17년 심의 당시 활자 조판 실험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요사항을 누락하거나 통계 분석을 잘못 적용해 결론이 왜곡된 다수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7년 보물 지정이 무산된 고려시대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다보성갤러리]

2017년 보물 지정이 무산된 고려시대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가 당시 심의 과정에서 일부 주요사항이 누락되거나 다수의 위법·부당사항이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확인됐다. 이에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 재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감사원 답변자료.[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감사원 답변자료.[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10월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김교흥) 국가유산청(청장 허민)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도가자’ 관련 감사원의 제보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17년 심의 당시 간사(현 국가유산청 기획조정관)가 활자 조판 실험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요사항을 누락하거나 통계 분석을 잘못 적용해 결론이 왜곡된 다수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은 “보물 지정 여부는 위원회 고유 권한이므로, 국가유산청이 ‘재심의 필요성’을 직접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9월 24일 관련 자료를 이첩했다고 덧붙였다.

2017년 ‘증도가자’ 보물 지정 심의 당시 회의록 일부.[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2017년 ‘증도가자’ 보물 지정 심의 당시 회의록 일부.[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2017년 심의 당시 회의록에는 “보물로 지정 신청된 해당 활자의 제작·조판 방식, 사용례, 전승 과정 등 역사적 맥락을 종합하기에는 현재 연구 수준이 미흡하다”며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보다는 검증 방법이 발전할 때까지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적혀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허민 국가유산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허민 국가유산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조 의원은 “금속활자의 진위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증거로 활자가 담겨 있던 그릇들에 대한 검증도 제기됐다”며 “당시 담당 공무원이 ‘직지심체요절’보다 이른 활자로 인정될 경우 기존 문화유산의 권위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관련 자료를 누락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이첩받았다”며 “출처와 소장자가 불분명한 만큼 진위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증도가자’를 소장 중인 다보성갤러리 김종춘 관장은 이번 재심사 논의에 환영을 뜻을 밝혔다. 김 관장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보물로 인정받지 못하고 10년 넘게 방치돼 있는 현실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답답한 면도 있지만 뒤늦게라도 바로잡힌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증도가자’는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인쇄하기 위해 1239년 이전에 제작된 금속활자 실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증도가자’로 불렸지만, 활자의 크기 등이 달라 ‘남명천화상증도가’를 인쇄하는데 활용된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도 제기된 상태다.

2017년 4월 문화재청 발표를 통해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11세기 초부터 13세기 초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차후 출처와 소장경위, ‘증도가자’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청동수반·초두와의 비교조사 결과 등을 새로운 증거로 첨부해 ‘고려금속활자’로 지정 신청이 들어온다면 재심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활자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1점, 다보성갤러리에 101점, 북한에 7점이 각각 소장돼 있다.

박건태 기자 sk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