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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中 고미술 온라인 경매… ‘0원’부터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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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1-15 14:12:19   폰트크기 변경      
다보성갤러리, 중국 문화재 수작 100여점 출품....지난 9일 입찰 시작, 다음달 7일 최종 마감

[대한경제=김경갑 기자]중국의 도자기 제작 기술은 각 시대마다 다른 특색을 지니며 발전해 왔다. 당나라 저장성 월요의 청자와 허베이성 형요의 백자는 신비한 색채 때문에 황실의 사
랑을 받았다. 송나라 때 제작된 허베이성 정요의 백자, 허난성 균요의 균자, 저장성용천요의 청자 또한 부호들의 수집열기에  명품 대열에 올랐다. 원나라 이후 황실의 전용 도자기인 청화자와 분채자, 청화영롱자, 박태자 등도 국제 미술시장에서 여전히 이름을 날리고 있다. 

중국 명나라 때 제작된 도자기 ‘관오채인물문개관(款五彩人物纹盖罐)’. 다보성 제공

◆다보성개관 40주년 기념 경매 
중국에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진귀한 골동품들이 국내 처음 대거 경매에 부쳐졌다. 다보성갤러리가 개관 40주년과 한국-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일 시작한 온라인 경매 ‘중국 고미술의 향연’을 통해서다. 중국 명나라 제11대 황제 가정제 때 제작된 도자기 ‘관오채인물문개관(款五彩人物纹盖罐)’을 비롯해 원나라의 대표적인 청화 백자, 중국 청나라 때 만들어진
코담배 병(鼻煙壺), 희귀한 옛 먹(古墨)등 작품 100여점이 나와 있다. 다보성갤러리 홈페이지(www.daboseong.com)에 접속해 등록하면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24시간 응찰할 수 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중국 고미술품 온라인 경매인만큼 미술의 생활화와 애호가들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작품값을 싸게 매긴 것이 특징이다. 미술품 경매 시장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무료로 전시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고, 일부 작품은 기존 경매가 책정 방식에서 벗어나 0원부터 시작되는 제로베이스 경매를 도입했다.

김종춘 다보성 회장은 “작품들은 오늘날 중국의 박물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희소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제작기법 및 용도 등을 서로 비교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나라 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문화재급 청화 백자 ‘청화운룡문팔방관’.               다보성제공

◆명나라 도자기 ‘관오채인물문개관(款五彩人物纹盖罐)’눈길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녹색 문양이 이채로운 명나라시대 도자기 ‘관오채인물문개관(款五彩人物纹盖罐)’이다. 높이 74㎝ 크기의 도자기에는 다섯 가지 색채로 산수와 인물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어깨에는 명나라 가정제(1522~1566) 때 만들었다는 뜻의 ‘대명가정년제(大明嘉靖年制)’라는 관지가 청색으로 쓰여 있다. 연봉 모양의 손잡이가 붙은 뚜껑에는 말을 타고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그려져 이채롭다.
송나라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 쟁반도 경매에 부쳐진다. 꽃이 활짝 핀 모양의 구연부 안쪽 바닥에 돼지 한 마리가 양각으로 새겨졌다. 김 회장은 “돼지는 신화(神話)에서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제의(祭儀)의 희생(犧牲), 길상(吉祥), 재산(財産)이나, 복(福)의 근원, 집안
의 재신(財神)을 상징한다”며 “굽에는 3개의 짧은 다리가 붙어 있는데, 제사 때 술잔을 올려놓은 그릇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화재급 청화 백자 ‘청화운룡문팔방관’도 출품 
원나라 시대 만들어진 문화재급 청화 백자 ‘청화운룡문팔방관’도 나온다. 높이 37.5㎝에 가로 15㎝, 세로 15.5㎝ 크기의 이 작품은 팔각형으로 이루어졌다. 어깨가 넓고 두 개의 귀가 붙어 있는 게 특징이다. 당당하게 하늘을 날고 있는 용과 구름의 모습에는 원나라 왕실의 위엄이
배어 있다. 어깨의 양쪽에는 구멍이 뚫린 짐승 머리가 붙어 있고, 굽에는 일부 유약이 남아 있어 눈길을 끈다.

송나라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요'돼지문화구심삼족 준승반.                                                                                다보성 제공 

흑백색이 섞인 마노석을 깎아 만든 참외 모양의 작은 주전자도 입찰대에 오른다. 마노석은 화산암 공동(空洞) 속에 층층이 침전되어 만들어진 광물의 변종이다. 흑백과 함께 섞인 황색의 뚜껑에는 손잡이에 나뭇잎이 붙어 있고, 몸체에는 작은 원형의 구멍이 뚫린 손잡이와 육면체의 출수구가 달려 있다. 

'마노석 과형 소주자'.                                                                                                                                                                                다보성제공
마노석 과형소주자

◆다양한 색채의 먹, 코담배 병(鼻煙壺)도 출품

우리가 흔히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와 색채의 먹, 청나라 시기에 큰 인기를 끌었다는 코담배 병(鼻煙壺)도 출품됐다.  장방형의 몸체에 빨강, 파랑, 노랑 등의 다양한 색채로 길쌈 등 농가의 경직(耕織) 장면을 그린 검은 휘묵,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 상아(嫦娥) 모양으로
조각된 붉은 먹, 만두 크기의 병에 새겨진 무늬가 정교한 청나라 코담배 병이 생경하게 다가온다.
이 밖에 달걀껍질처럼 매우 얇고 가벼운 흑도잔(黑陶盃), 송나라 때의 정요(定窯)백자, 민국시대 때의 주산팔우 도화(陶畵), 홍산문화 유물 ‘옥봉용’, 원나라 도자기 ‘청화귀곡자하산문지통’, 명나라 백자 ‘대명만력년제 관청화인문사뉴개관’, 청나라 때 채색자기 ‘건륭년제 관법
랑채화조문봉퇴병’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온라인 경매는 다음달 7일 오후 6시에 마감한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부터  보름사이에 경매사이트에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 고미술애호가 30여만명이 접속했다“며 ”전체 방문자 3명 중 1명은 싱가포르 컬렉터일 정도로 꾸준한 방문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야말로 국경을 초월해 한국이나 중국이나 유럽이나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며 ”국내에
유입된 중국의 문화재들은 이제 우리나라의 엄청난 자산이 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다.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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