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보지 못한 진귀한 물품 많아서 크게 놀라”
천커타오 중국 상하이시 소장협회 상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고미술품 갤러리 ‘다보성’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에 우샤오화 중국 소장가협회 고문과 션지아신 상하이시 서예가협회 부주석은 공감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들 세 사람은 문화재 감정가이자 소장가로서 중국 내에서 명성이 높은 인물들이다. 상하이시에서 문화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 분야에서의 영향력도 크다.
이들은 한국 지인(유백현 아트랩 마스터 프린터) 소개로 서울에 와서 다보성을 방문하고 “크게 놀랐다”라는 반응을 공통적으로 내놨다. “한국에 도자기, 서화 등 중국 문화재가 이렇게 많이 있을 줄은 몰랐다”라는 것이다. 명실공히 중국 문화재 최고 전문가로 자부하는 그들의 얼굴에선 당혹스러운 표정마저 읽혔다.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유물(일제가 해방 후 일본으로 돌아가며 한반도에 남긴 중국 유물을 뜻함)을 잘 보관해주고 계셔서 감명이 깊었습니다. 이는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님의 문화재 사랑 때문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우샤오화 고문은 “다보성이 갖고 있는 중국 문화재 수 만 점은 중국 5만 년 역사를 다 보여주고 있다”라며 “보존 상태가 완벽해서 감탄했다”라고 전했다. 상하이시 소장협회 창립회장인 그는 “방대한 유물을 도록으로 잘 정리해놓은 것도 감명 깊었다”라고 했다.
션지아신 부주석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라는 표현을 썼다. 서화 전문가로서 명품들을 보며 마음이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명나라 작가 문징명(文徵明·1470~1559)의 서첩을 예로 들며 금농, 왕원기, 달중광,동기창 등 당대의 서화가들이 낙관으로 보증한 것은 진귀하다고 설명했다.
“저는 40년 간 서화를 연구했는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김 회장님이 참으로 수준 높은 소장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작품들이 중국에도 소개되고, 세계 전역에 알려졌으면 합니다.”
이에 대해 김종춘 회장은 “중국에서 대형 전시를 열 생각이 있다”라고 했다. 그는 “중국 문화재에 대한 도록을 19권까지 만들었는데, 향후 50 권으로 완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고미술 권위자이다. 한국고미술협회장을 일곱 차례가 지냈을 정도이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담긴 작품을 찾아 발품을 팔고 그것을 보관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라며 “중국 최고 전문가들이 그것을 인정해줘 기쁘다”라고 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서인지 자기들끼리만 아는 상하이 방언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활자의 형태와 도록의 설명을 자세히 살펴본 후 증도가자가 충분히 논의될 가치가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김 회장이 “방사선탄소연대 측정 등 과학적 검증 작업을 오랫동안 거쳤고 그 내용을 책자로 다 정리했다”라고 설명하자, 이들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