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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바탕에 코발트블루로 세한삼우와 모란당초문이 그려진 다리가 긴 잔이다. 원통형의 높은 굽에 구연부가 약간 바깥쪽으로 벌어진 잔이 붙어 있다. 구연부는 약간 바깥쪽으로 벌어져 있으며 몸통에는 추운 겨울에도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꽃을 피우는 세한삼우(歲寒三友), 즉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가 조화롭게 그려져 있다. 구연부의 위쪽에는 청색으로 명나라 선덕제(1426~1435) 때 만들었다는 뜻의 ‘大明宣德年製’(대명선덕년제) 여섯 글씨가 쓰여 있다. 굽의 바깥면에 청화로 그려진 모란당초문(牡丹唐草紋)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에 영원함을 상징하는 당초문을 덧붙여 그려 영원한 부귀영화를 나타냈다. 그 위에 몸통에 그려진 세한삼우 가운데 소나무[松]는 생명력이 강한 상록수로 엄동설한에도 푸르고 무성하게 자라기에 사람들은 굽히지 않는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여겼다. 민간에서는 사시사철 변함없이 푸른 소나무를 장수(長壽)의 상징으로 삼았다. 대나무[竹]는 서리가 내리면 죽어가는 식물과는 달리 매서운 추위와 강풍에도 시들거나 꺾이지 않아 ‘군자(君子)’에 비유되었다. 또 새해 중국의 민간 전통에서는 대통에 화약을 재어 터뜨리는 ‘폭죽(爆竹)’으로 액땜을 하고 평안을 비는 풍속이 있다. 매화[梅]는 한해가 시작되자마자 추위 속에서도 꽃을 피워 강인하며 겸허(謙虛)한 성품을 상징한다. 매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고결(高潔)함을 지키면서 세속에 물들지 말고 계속해서 분발해나가기를 다짐한다. 또 매화는 봄을 알리고 희소식을 전해주는 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