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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2021.09.30)백자청화ㆍ녹유도선…韓ㆍ中 국보급 고미술 대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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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1-09-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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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 문화유산 재발견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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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백자청화호치문호(41×15×16㎝, 18세기).  민화에서 볼 수 있는 호랑이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상상의 동물로 화재를 막는 해치가 파란색 안료로 그려진 청화백자 항아리다. 다보성 갤러리 제공  


인사동 ‘다보성 갤러리’서 개막 中 고미술 딜러들도 깜작 놀랄 문화재급 유물 500여점 망라코발트빛 병대 청화백자부터 고려 청자진사채장경병 눈길


달걀껍질처럼 매우 얇고 가벼운 흑도잔(黑陶盃)을 비롯해 당나라 때의 채회도용(彩繪陶俑), 송나라 때의 정요(定窯)백자, 원나라·명나라 때의 청화백자, 청나라 때의 채색자기, 민국시대 때의 주산팔우 도화(陶畵)…

서울 인사동에 중국 현지의 고미술 딜러들도 깜짝 놀랄 만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인사동을 대표하는 ‘고미술 화랑’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다보성 갤러리(대표 김종춘)는 개관 40주년, 한ㆍ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해 “‘한·중 문화유산의 재발견’ 특별전”을 29일 개막했다.

전시에는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한국과 중국의 다양한 문화재가 무려 500여점씩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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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다보성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한ㆍ중 문화유산 재발견’전에서 관계자들이 중국관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특히 갤러리 2층에 자리 잡은 중국 유물의 경우 그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기원전 4500년전 랴오닝성 서부에 자리 잡았던 신석기 문명인 ‘홍산(紅山)문화’ 시대의 토기로부터 한나라부터 당ㆍ송ㆍ원ㆍ명ㆍ청대로 이어지는 문화재급 유물이 총망라돼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미술애호가들의 고미술 사랑은 가히 세계적이다. 아트바젤과 후원사 UBS의 아트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미술시장 매출은 10조3000억원, 고미술 시장까지 포함하면 모두 3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따라서 다보성갤러리 전시 개막을 앞두고 지난 28일 중국 정부의 해외 유출문화재 환수팀이 대거 갤러리를 찾은 것도 그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환수팀은 한대 녹유도선과 명대 만력년제 청화인물문관에 특히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다에 떠있는 배 모양의 녹유도선은 배 위에 세워진 기와집 지붕에는 황실과 국가를 수호하는 용이 붙어 있고, 벽에 뚫린 창문 안에 사람들이 밖을 내다보고 있는 조형물로 당시의 왕실 문화는 물론 우수한 선박 제조와 항해 문화를 이해하는 귀중한 유물이다. 녹유(綠釉)는 도기의 표면에 납유를 바른 뒤 불에 구워낸 그릇을 말한다.

또 명대 만력년제 청화인물문관은 옛이야기 속 인물들이 푸른색의 코발트블루로 그려진 청화백자로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주한 중국문화원의 왕옌쥔 원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유산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협력이 더욱 깊어지고 중국 문화의 매력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 국민이 많아져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와 우의가 더욱 촉진되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갤러리 1층의 한국관에서는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금제목걸이와 은제목걸이부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그리고 근대를 대표하는 화가인 ‘내고 박생광 장생도 6폭 일지병풍’ 등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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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나라 때의 녹유도선(43.5×51.0㎝, BC206∼AD220). 도기의 표면에 납유를 바른 뒤 불에 구워낸 배 모양의 조형물이다


특히 전시된 작품 중 청자진사채장경병과 백자청화호치문호는 ‘현대미술’에 뒤지지 않는 단연 뛰어난 예술품으로 고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고려시대의 청자진사채장경병은 동그란 몸통에 긴 목을 지닌 장경병을 말하며 몸체에 청자 유약을 바르고 다시 그 표면에 진사(辰砂) 유약을 덧발라 가마에서 구워내 자줏빛의 오묘한 색상을 발하는 도자기다.

또 18세기에 만들어진 백자청화호치문호는 회청(回靑)이라는 파란색 안료로 호랑이와 해치가 그려진 청화백자 항아리다. 민화에서 볼 수 있는 호랑이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상상의 동물로 화재를 막아주는 해치의 용맹스러운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화각필통’도 전시장에서 돋보인다. 화각필통은 소뿔인 화각(華角)으로 장식한 대나무 필통이다.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격려사를 통해 “한국과 중국 양국의 문화는 비슷하면서도 독자적이어서 두 문화를 함께 살펴보는 일은 그만큼 흥미롭고 뜻있는 일”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함은 물론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면서 미래를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31일까지 열린다.

이경택기자 ktlee@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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