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 2023.01.15) 김종춘의 中 골동품 집념… 15권에 집대성 > 뉴스

본문 바로가기

뉴스

(대한경제, 2023.01.15) 김종춘의 中 골동품 집념… 15권에 집대성

페이지 정보

  • 조회수4,715
  • 작성일23-07-14 19:22

본문

다보성갤러리, 3월31일까지 전시장 1.2.4층에서 한 중 문화재 수작 800여점 특별전

 

“고미술의 세계는 넓고도 깊은 감동의 도가니입니다. 그곳은 내게 늘 새로움으로 다가왔고 그 세계로 가는 길에는 행복과 즐거움도 있었고, 고통도 있었죠. 고통은 아마 희열의 역설적 느낌일지도 모르죠.”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에게 고미술은 행복과 감사, 새로운 감동의 영역이다. 평생 문화재사업에 종사한 그는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직을 21년간 맡으며 골동품 시장을 이끌어 왔다. 1970년대 말 우연히 들른 고미술품 가게에서 도자기 한 점을 1만원에 산 것이 인연이 돼 고미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고미술이라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감성을 평생 향유하고 삼아온 그에게 중국 골동품은 특별한 것이었다.


 

202301151346320000653-2-343495.jpg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이 최근  중국 유물을 집대성한 도록을 펼쳐보이며 
문화재들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갑 기자


 

◆중국 문화재 가치 재평가

세계 미술시장이 조정을 받은 2015년 중국 골동상인과 일본 기업인의 컬렉션을 사들이면서 국제 아트시장에서 중국 고미술품의 가치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중국 최고 도자기 감정·보존 전문가 예페이란 중국문물학회 상임이사를 비롯해 산궈창 베이징사범대교수, 장광원 전 고궁박물관 연구원을 한국에 초대해 특강도 열었다. 중국 고미술품의 위작 사례와 원·명 시대 도자기의 특징, 안목 감정의 다양한 사례, 원·명·청시대 회화의 유통 실태, 중국 옥기와 공예품의 미학적 가치와 안목 감정 방법 등을 탐구하며 중국 문화재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중국 고미술품, 유럽에서는 고가에 낙찰 
실제로 한국의 경우 중국 개혁 개방기에 대거 유입된 질 좋은 출토유물들이 무조건적으로 가짜로 폄하되어 다시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이 같은 중국 문화재들이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고가에 낙찰되기도 했다. 당시 김 회장은 문화야말로 국경을 초월해 한국은 물론 중국 · 유럽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가 수많은 소장품을 연대기별로 정리한 도록을 만들어 전 세계 시장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당연했다. 박물관 큐레이터, 스페셜리스트, 시장 전문가, 학계인사들을 두루 만나 직접 들은 이야기들을 일일이 메모했고, 중국 유물을 연구한 고서 50편 이상을 독파하며 혜안을 넓혀갔다.

 

202301151346320000653-2-343496.jpg
다보성 갤러리 2층에서 오는 3월31일까지 전시되는  중국문화재.   김경갑 기자



◆발품팔아 연구한 중국 유물 
지난 8년간 현장을 발로 뛰며 중국 유물을 연구한 그는 지난해 ‘중국 문화 유산’이란 제목으로 도록 제작에 착수했고, 이달까지 15권을 완성했다. 김 회장이 지난 8년간의 땀방울로 이루어낸 중국 문화재 역사의 빛나는 흔적이다. 큐레이터나 학자 입장에서의 조명이 아닌, 딜러의 관점에서 접근한 점에 대해서 고무적인 평가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도록들은 시기별로 작품 이미지를 담아 △신석기-한대 명기 △삼국-당대 문화유산 △송대 다기 종합 △원(元)대와 명(明)대 문화 △북송 정요 △청대 문화재 등으로 명료하게 구성되어 있다. 수록된 유물들 역시 기원전 4500년전 랴오닝성 서부에 자리 잡았던 신석기 문명인 ‘홍산(紅山)문화’ 시대의 토기로부터 한나라부터당ㆍ송ㆍ원ㆍ명ㆍ청대까지 수많은 도자기, 흑피옥, 춘추전국시대 칠기, 고대황실먹,  코담배 병, 고서화를 비롯해 그의 수집 스펙트럼은 굉장히 다양하다.
신석기시대 달걀껍질처럼 매우 얇고가벼운 흑도잔(黑陶盃)을 비롯해 당나라 때의 채회도용(彩繪陶俑), 송나라 때 의 정요(定窯)백자, 명나라 백자 ‘대명만력년제 관청화인문사뉴개관’, 원나라 도자기 ‘청화귀곡자하산문지통’, 청나라 때 채색자기 ‘건륭년제 관법랑채화조문봉퇴병’ 등이 눈길을 끈다.
전반적인 중국 문화재의 연대기별 제작 방식은 물론 채색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도자기 수집의 바른 길과 진품 가품을 가려낼 수 있는 안목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 회장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다보성개럴리 개관 40주년 기념으로 서울 경운동 전시장 1층과 2층, 4층 전관에서  오는  3월31일까지 '한 ·중 문화유산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와 온라인 경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중국고미술품 수작 180점을 입찰하는 온라인 경매는 지난 9일 개막해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