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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N마이크, 25.08.16) "명성황후의 부활?"...유물로 만나는 격동의 근대사 '광복80 미래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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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52
  • 작성일25-08-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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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 광복 80주년전서 
'명성황후' 초상 공개
백범 유묵, 이준 묵서도 
고려, 조선시대 도자 고서화와 
송·원·명·청대 유물도 
 

1907년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을 기념하여 1909년에 제작된 서화첩. 한일합병을 예고하며 이를 찬미하는 이토 히로부미와 이완용의 시 등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다보성갤러리 제공]
1907년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을 기념하여 1909년에 제작된 서화첩. 한일합병을 예고하며 이를 찬미하는 이토 히로부미와 이완용의 시 등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다보성갤러리 제공]

매년 8월은 나라를 일제에 잃은 치욕의 역사(29일 경술국치일)와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은 해방의 기쁨15일 광복절)이 공존하는 기간이다. 8월의 폭염처럼 뜨거웠던 격동의 근대사를 그들이 남긴 유물과 사료로 만나보는 대규모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중 고미술 전문화랑 다보성갤러리(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는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아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시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광복80 미래80 – 다보성 특별전'을 열고 있다. 

전시에서는 휘귀사진이며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여인의 초상화, 영친왕의 묵서,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의 인장, 백범 김구 선생의 묵서 등을 공개하고 있다.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조선 말기, 비단에 채색, 66.5x48.5cm. [다보성갤러리 제공]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조선 말기, 비단에 채색, 66.5x48.5cm. [다보성갤러리 제공]
족자 뒷면 글씨를 적외선 촬영한 결과 명성황후의 성씨인 '閔氏'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족자 뒷면 글씨를 적외선 촬영한 결과 명성황후의 성씨인 '閔氏'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특히 명성황후 초상은 훼손된 족자 뒷면 글씨를 적외선 촬영한 결과 명성황후의 성씨인 '閔氏'였던것으로드러나 주목된다. 

갤러리측은 이 명성황후 초상화에 대해 "운현궁에서 출토된 것"이라며 "원래 명성황후를 뜻하는 '閔氏(민씨)'라는 글자가 있었었다는 점과 이 여인이 고급 가죽신발을 신고있다는 점, 이승만 전대통령이 집필했던 책 '독립정신'의 명성황후의 사진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 등을 볼 때 이 초상화가 명성황후의 실제 초상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외에도 명성황후 시해범으로 알려진 미우라 고로(1846~1926)의 자작시가 쓰여 있는 글씨 작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또 초대 꼬리모양이 한반도 지형을 연상시키는 조선 총독 데라우치의 인장도 공개된다. 한국이 일본의 지배하에 있음을 만천하에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조국광복(祖國光復)' 유묵과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의 묵서 등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유물도 만날 수 있다. 
 

백범 김구 묵서 白凡 金九 墨書, 1949, 34x126.5cm
백범 김구 묵서 白凡 金九 墨書, 1949, 34x126.5cm

'祖國光復(조국광복)이라고 씌여진 김구선생 유묵은 백범이 서거하던 해인 기축년(1949) 설날 아침에 쓰여진 것으로 조국이 광복한 것에 대한 감정이 활달한 필치에 녹아있다.

 

또 헤이그 특사로 알려진 이준(1859~1907) 열사의 묵서에는 '池塘人靜影臨水(지당인정영림수) 風露院凉香勝花(풍로원량향승화)'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연못가의 사람 고요히 물을 내려다보니, 바람과 이슬 맺힌 서늘한 정원이 꽃보다 향기롭구나'라는 의미의 글귀다. 

우리 치욕의 역사를 뼈저리게 실감케 하는 유물도 만날 수 있다. '한일신협약기념서화첩(韓日新協約記念書畵帖)'으로 1907년 맺어진 불평등 조약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을 기념, 1909년에 제작되었다.

서화첨의 합작시에는 "단비가 처음 내려 만사람을 적셔주고(이토 히로부미)", "두 땅이 한집을 이루니 천하가 봄이로다(이완용)" 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어 당시의 굴욕적인 정황을 실감케 해주고 있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역사의 고비마다 흔들리지 않았던 민족의 정신과 그 흔적을 되새기고자 본 전시를 마련했다"며 "유물은 시간을 잇는 다리이자, 기억을 지키는 그릇인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만들어진 백자달항아리. 보통 달항아리는 40cm 안팎인데, 이 백자 달항아리는 52cm로 여태껏 발견된 달항아리 중 매우 큰 크기를 보인다.  18세기, 52x20x20.5cm.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만들어진 백자달항아리. 보통 달항아리는 40cm 안팎인데, 이 백자 달항아리는 52cm로 여태껏 발견된 달항아리 중 매우 큰 크기를 보인다.  18세기, 52x20x20.5cm. 
원나라의 문인 화가이자 서예가인 조맹부(趙孟頫)가 원각경을 필사한 금사경(金寫經).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권은 길이 약 11m에 달하는 대작이다. /
원나라의 문인 화가이자 서예가인 조맹부(趙孟頫)가 원각경을 필사한 금사경(金寫經).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권은 길이 약 11m에 달하는 대작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구한말과 대한제국의 유물뿐만 아니라, 석파 이하응 석란도(石坡 李昰應 石蘭圖), 조선후기의 백자달항아리, 고려시대의 동제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銅製銀入絲蒲柳水禽紋浄瓶), 검은 바탕에다 금분에 아교를 섞은 니금 기법으로 그려진 조선중기 화가 허주 이징(虛舟 李澄)의 니금산수도 泥金山水圖) 등 우리 도자와 고서화도 함께 선보인다. 

또 송·원·명·청대의 중국 유물도 만나볼 수 있다. 중국 유물은 북송 태조 건륭 황제의 어보, 북송 5대 명요인 여요, 관요, 가요, 균요, 정요 도자, 원대 유리홍 도자, 청대 법랑채 도자,  원나라의 문인 화가이자 서예가인 조맹부(趙孟頫)가 원각경을 필사한 금사경(金寫經) 등이 전시된다. 

오는 9월 30일까지 다보성갤러리 4층 전시실에서 계속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토·일요일·공휴일 휴관)

이경택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