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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6.03.06) 다보성, 말 관련 중국 명품 유물들 대거 전시 … “말처럼 힘찬 한 해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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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22
  • 작성일26-03-0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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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들어봐 – 말(馬)들의 이야기’ 전 이달 31일까지

춘추전국시대부터 청대까지 희귀 작품들 다채롭게 선보여

김종춘 회장 “수천 년 교류한 中문화를 시대별 유물로 살펴”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이 오는 31일까지 전시하는 말 관련 유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재선 전임기자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이 오는 31일까지 전시하는 말 관련 유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재선 전임기자
당나라 시대의  마용(馬俑). 몸통은 갈색, 갈기는 백색, 안장은 삼색이 고루 시유된 당삼채(唐三彩)이다.  살아있는 말을 대신하여 무덤에 부장하기 위해 만든 도용으로, 당나라의 사후 세계관을 반영한다. 다보성 제공
당나라 시대의 마용(馬俑). 몸통은 갈색, 갈기는 백색, 안장은 삼색이 고루 시유된 당삼채(唐三彩)이다. 살아있는 말을 대신하여 무덤에 부장하기 위해 만든 도용으로, 당나라의 사후 세계관을 반영한다. 다보성 제공
청색, 갈색, 녹색의 유약을 시유한 당삼채(唐三彩) 마용(馬俑).
청색, 갈색, 녹색의 유약을 시유한 당삼채(唐三彩) 마용(馬俑).

“모든 국민이 말처럼 힘차게 달리며 소원을 성취하길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지요.”

고미술 보고(寶庫)인 다보성갤러리가 이달 31일까지 기획전 ‘내 말 좀 들어봐 – 말(馬)들의 이야기’를 연다.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과 관련된 중국 유물들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한국고미술협회장을 지낸 김종춘 다보성 회장이 반세기 넘게 수집한 것들이다. 김 회장은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이었던 2022년부터 다보성 창고에 있는 중국 유물들을 각 주제 별로 공개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인간의 삶과 가장 가까이에서 동행해 온 ‘말’을 통해 동양의 전통 문화를 되돌아보며, 오늘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새겨보기 위한 것이다. 미술사적으로 희귀한 명품들이 시각을 즐겁게 할 뿐 만 아니라 인간과 말의 관계와 그 역사에 대한 성찰을 이끈다.

춘추전국 시대의 청동 금상감 마상봉후상(馬上封侯像). 말 위에 올라탄 원숭이를 표현했다. 빠른 출세와 지위 상승에 대한 염원을 상징한다.
춘추전국 시대의 청동 금상감 마상봉후상(馬上封侯像). 말 위에 올라탄 원숭이를 표현했다. 빠른 출세와 지위 상승에 대한 염원을 상징한다.
송대의 자주요(磁州窯) 마형 베개. 말이 다리를 굽히고 앉은 자세로 표현된 자기 유물이다.
송대의 자주요(磁州窯) 마형 베개. 말이 다리를 굽히고 앉은 자세로 표현된 자기 유물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제작된 말 형상의 청동기를 비롯해 당나라 채회 마용(彩繪 馬俑·채색한 말 모양의 무덤 부장품), 송나라 말 모양 도자 베개 등을 만날 수 있다. 말 문양이 그려진 원나라·명나라·청나라 시대 도자기와 경면주사(鏡面朱砂·거울처럼 반짝이는 붉은 안료) 먹, 말 형상의 옥·호박·목재 조각상 등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보성 4층 전시장에서 맨앞에 자리한 당나라 채회 마용은 생동감 넘치는 자세와 화려한 채색이 돋보인다. 당시 장례 문화와 조형 예술 수준을 반영한 유물로, 말이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권위와 속도, 길상과 이상의 상징이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청동 금상감 마상봉후상(馬上封侯像)은 춘추전국시대 유물이다. 말에 올라 탄 원숭이가 곧바로 제후에 봉해졌다는 기막힌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연대의 아득함으로 인해 감탄이 나오는데, 말과 원숭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송대 ‘자주요(磁州窯) 베개’는 말이 다리를 굽히고 앉은 자세를 새겼다. 청대 ‘기마인물문 잔(盞)과 잔탁(盞托)은 붉은 말을 타고 매사냥을 즐기는 모습을 묘사했다. 이들 유물은 일상에 들어온 예술품의 경지를 시대마다 다르게 보여준다.

당나라 때의 청동 양각 마차문 수막새. 중국 건축사에서 기와의 쓰임새를 헤아리게 해 준다.
당나라 때의 청동 양각 마차문 수막새. 중국 건축사에서 기와의 쓰임새를 헤아리게 해 준다.
청나라 때의 장기족문 말 반지. 붉은색 보석이 박힌 은반지로, 안쪽 면 명문을 통해 장씨 성의 제작자가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청나라 때의 장기족문 말 반지. 붉은색 보석이 박힌 은반지로, 안쪽 면 명문을 통해 장씨 성의 제작자가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말 네 마리가 마차를 끄는 모습으로 조각된 춘추전국시대의 옥기. 마차는 마부와 사람 한 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이며, 햇빛을 가리는 일산(日傘)이 세워져 있다. 말 네 마리가 끄는 수레는 당시 제후(帝后)나 경(卿)이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말 네 마리가 마차를 끄는 모습으로 조각된 춘추전국시대의 옥기. 마차는 마부와 사람 한 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이며, 햇빛을 가리는 일산(日傘)이 세워져 있다. 말 네 마리가 끄는 수레는 당시 제후(帝后)나 경(卿)이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말 네 마리가 마차를 끄는 모습으로 조각된 춘추전국시대의 옥기, 당나라 때 건축문화를 짐작하게 해 주는 ‘청동 양각 마차문 수막새(지붕 끝에 사용된 기와)’, 청나라 장씨 성의 제작자가 만든 ‘족문(足紋) 말 반지’ 등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마차와 산세 등을 세밀하게 담아낸 청대의 먹도 이채롭다.

말이 그려진 도자기들은 그 미감이 매우 빼어나 특별히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원나라 청화백자 ‘귀곡자 하산문 지통(纸筒)’은 중국의 대표 도자 생산지인 경덕진에서 제작한 것이다. 황실에서 두루마리 종이 등을 보관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자기 표면에는 전국시대의 사상가 귀곡자(鬼谷子)가 포로를 석방하기 위해 산에서 말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놨다. 수레 뒤에는 활을 든 장군이 말을 탄 채 ‘鬼谷(귀곡)’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있다. 김종춘 회장은 “이 청화백자 지통은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유물”이라며 “귀곡자 하산도 장면이 담긴 ‘원나라 청화 귀곡자 하산문관’이 2005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2억3000만 위안(396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원나라 때의 청화백자 ‘귀곡자 하산문 지통(纸筒)’. 황실에서 두루마리 종이 등을 보관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시대의 사상가 귀곡자(鬼谷子)가 포로를 석방하기 위해 산에서 내려오는 장면이 그려졌다.
원나라 때의 청화백자 ‘귀곡자 하산문 지통(纸筒)’. 황실에서 두루마리 종이 등을 보관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시대의 사상가 귀곡자(鬼谷子)가 포로를 석방하기 위해 산에서 내려오는 장면이 그려졌다.
명나라 영락년제 청화 ‘삼명장문 (三名將紋) 항아리’. 세 장수가 각각 말을  타고 쫓고 쫓기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걸작이다
명나라 영락년제 청화 ‘삼명장문 (三名將紋) 항아리’. 세 장수가 각각 말을 타고 쫓고 쫓기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걸작이다

명나라 영락년제 청화 ‘삼명장문 (三名將紋) 항아리’도 눈길을 붙잡는다. 세 장수가 각각 말을 타고 쫓고 쫓기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걸작이다. 도자기 어깨에는 보상화문(寶相花紋)이 그려져 있고, 굽바닥에 ‘永樂年製(영락년제)’라는 음각의 관지가 새겨져 있어 1403~1424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김 회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말과 관련한 유물이 시대 별로 다양하고, 연구 가치가 높은 희귀 유물도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라며 우리와 수천 년 교류한 중국 문화를 유물을 통해 살펴본다는 의미가 크다”라고 했다. 관람은 무료.

장재선 전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