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6.03.18) 중국 희귀 말 유물전 서울서… “힘차게 달리는 한 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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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6-03-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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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춘 다보성회장 50여년 수집
‘내 말 좀 들어봐…’ 기획전 열어

글·사진=장재선 전임기자
“모든 국민이 말처럼 힘차게 달리며 소원을 성취하길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지요.”
고미술 전문 다보성갤러리의 김종춘 회장은 17일 이렇게 말했다. 다보성은 오는 31일까지 기획전 ‘내 말 좀 들어봐? 말(馬)들의 이야기’를 연다.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과 관련된 중국 유물들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한국고미술협회장을 지낸 김 회장이 반세기 넘게 수집한 것들이다.
이번 기획전은 인간의 삶과 가장 가까이에서 동행해 온 ‘말’을 통해 동양의 전통문화를 되돌아보며, 오늘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새겨보기 위한 것이다. 미술사적으로 희귀한 명품들이 시각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말의 관계와 그 역사에 대한 성찰을 이끈다.
우선 눈에 띄는 청동 금상감 마상봉후상(馬上封侯像)은 춘추전국시대 유물이다. 말에 올라탄 원숭이가 곧바로 제후에 봉해졌다는 기막힌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연대의 아득함으로 인해 감탄이 나오는데, 말과 원숭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말 네 마리가 마차를 끄는 모습으로 조각된 옥기도 춘추전국시대에 만들어졌다.

당나라 채회 마용(彩繪 馬俑·채색한 말 모양의 무덤 부장품)은 생동감 넘치는 자세와 화려한 채색이 돋보인다. 당시 장례 문화와 조형 예술 수준을 반영한 유물이다. ‘청동 양각 마차문 수막새(지붕 끝에 사용된 기와)’는 당나라 때 건축문화를 짐작하게 해 준다.
말이 다리를 굽히고 앉은 자세를 새긴 송나라 때의 ‘자주요(磁州窯) 베개’, 마차와 산세 등을 세밀하게 담아낸 청나라 때의 먹도 이채롭다. 역시 청대의 ‘기마인물문 잔(盞)과 잔탁(盞托)’은 붉은 말을 타고 매사냥을 즐기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들 유물은 일상에 들어온 예술품의 경지를 시대마다 다르게 보여준다.
말이 그려진 도자기들은 그 미감이 매우 빼어나다. 명나라 영락년제 청화 ‘삼명장문(三名將紋) 항아리’는 세 장수가 각각 말을 타고 쫓고 쫓기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했다. 원나라 청화백자 ‘귀곡자 하산문 지통(紙筒)’은 전국시대의 사상가 귀곡자(鬼谷子)가 포로를 석방하기 위해 산에서 말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이처럼 귀곡자 하산도 장면이 담긴 ‘원나라 청화 귀곡자 하산문관’이 2005년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2억3000만 위안(약 396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연구 가치가 높은 희귀 유물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우리와 수천 년 교류한 중국 문화 유물을 시대별로 통해 살펴본다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관람은 무료.
장재선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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