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26.08.10) '증도가자' 재심의, 세계 인쇄 역사를 새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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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6-08-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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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보성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금속활자 . 사진= 다보성갤러리 제공 |
우리의 찬란한 인쇄 문화유산이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을 소중한 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시대 금속활자, 바로 '증도가자(證道歌字)'의 문화재 재심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난 15년 동안 증도가자를 둘러싸고 학술적 이견과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의 아쉬운 진통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혼란을 뒤로하고 객관적인 사실과 과학적 진실에 기반해 재검토할 기회가 마련된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증도가자가 지닌 가치는 단순히 유물 한 점의 지위를 넘어, 우리 민족의 뛰어난 창의성과 과학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결정적 열쇠입니다.
서양의 구텐베르크 성경이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직지》는 인쇄된 '책'의 형태로 전해지지만, 증도가자는 인쇄의 근간이 되는 '실물 금속활자' 자체가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유산입니다. 국내외 유수 전문 기관들의 탄소연대 측정과 성분 분석을 통해 13세기 고려 유물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으며, 이는 인류 인쇄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갈 독보적인 역사적 증거입니다.
우리가 내부의 진통으로 머뭇거리는 사이, 외국의 유수 학자들과 이웃 나라에서도 고려 활자의 뛰어난 기술력과 가치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금속활자 발명국으로서의 주도권과 문화적 주용성을 확실히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증도가자에 대한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국가유산청의 이번 재심의 결정은 과거의 미흡했던 점들을 포용력 있게 바로잡고, 우리 문화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증도가자가 차분하고 엄정한 재심의를 통해 제자리를 찾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종주국'이라는 고유의 자부심을 온 세상에 다시 한번 선포하게 될 것입니다. 찬란했던 고려 인쇄 기술의 백미(白眉)를 재조명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미래 세대와 세계인들에게 떳떳하게 알릴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와 관심이 모이기를 기대합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