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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 2021.02.18) 국보급 ‘52cm 달항아리’ ···전시장에 달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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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3,498
  • 작성일21-02-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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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갤러리, ‘한·중·일 삼국의 문화유산’ 展 개최

달항아리는 17~18세기 조선 시대에 만들어지던 도자기로 ‘백자대호’로도 불린다. 크기 때문에 물레로 위와 아래의 몸통(윗발, 아랫발)을 따로 만들어 결합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비례가 다른, 약간 일그러진 듯한 달항아리 특유의 미학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공개된 달항아리 가운데 가장 큰 높이 52㎝의 달항아리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다보성갤러리(서울 종로구 경운동)는 한ㆍ중ㆍ일 3국의 고미술품 가운데 ‘국보’와 ‘보물’급 작품 109점(한국 74점, 중국 25점, 일본 10점)을 전시하는 ‘한·중·일 삼국의 문화유산’ 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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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자 달항아리(白瓷大壺), 52×20×20.5㎝, 18세기, 조선. 

 

전시에서 백미는 달항아리. 현존하는 백자 항아리는 20여 점에 불과하며, 그 가운데 7점이 국가지정문화재(국보 3점, 보물 4점)로 등록돼 있을 정도로 예술적ㆍ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달항아리에 심취해 ‘항아리와 날으는 새’ 등 여러 점의 관련 회화작품을 남긴 수화 김환기(1913~1974)는 달항아리를 이렇게 예찬했다.

“몸이 둥근 데다 굽이 아가리보다 좁기 때문에 놓여 있는 것 같지 않고 공중에 둥실 떠 있는 것 같다. (중략) 단순한 원형이, 단순한 순백이 그렇게 복잡하고, 그렇게 미묘하고 불가사의한 미를 발산할 수가 없다.”

다보성갤러리에 전시 중인 달항아리는 크기가 지금까지 공개된 달항아리 가운데 가장 큰 보물 1439호의 높이 47.8㎝보다 4.22㎝ 더 큰, 높이 52㎝짜리로 현존 최대를 자랑한다. 또한 형태에 있어서도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된 달항아리와 지금까지 경매회사를 통해 거래된(최고가 31억원) 달항아리 못지않은 아름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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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청화 귀곡자하산 도지통

 

그 외에도 갤러리 전시관에서는 신라왕실에서 사용한 청동합(靑銅盒, 12×21×10.5㎝), 고려시대의 ‘청자 여래좌상’(35.5×24㎝), 조선전기의 백자 유개합(有蓋盒, 22×15×10㎝) 등 한국의 고미술품들들 대거 만날 수 있다.

중국의 고미술품으로는 기원전인 서주시대에 만들어진 청동금문반(靑銅金文盤, 13×23.2×16㎝),  한나라 때 만들어진 선박 모양의 ‘녹유선(綠釉船, 43.5×51㎝), 2005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396억원에 낙찰된 ‘원 청화 귀곡자하산 도관’과 같은 문양의 청화 귀곡자하산 도지통(青花鬼谷子下山图纸筒, 35.5×35×29㎝) 등이 전시돼 있다.

또 일본의 고밀술품으로는 일본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화려한 색채의 산수화가 그려진 채색백자의 걸작 ‘채회 산수도관(彩繪山水圖罐, 31.5×14.5×15㎝), 백자 채회 매화문 접시(白瓷彩繪梅花紋鉢, 7×24×13㎝), 에도시대의 대표적 화가인 오가타 고린(尾形光琳, 1658~1716)이 찬란한 금색 종이에 그린 채색 ‘수선화도(水仙花圖)’ 등이 고미술 애호가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오가타 고린 등 일본 화가들의 작품은 ‘자포니즘(Japonism, 일본주의)’ 열풍을 일으키며 반 고흐(1853~1890)나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등 서구 화가의 화풍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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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채회 산수도관
 
 

전시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근현대 미술가로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치바이스(齊白石, 1863~1957)의 그림을 모은 화첩과 인장도 공개된다. 화첩의 경우 자유분방한 필획으로 강한 색채 대비와 대담한 구도를 이용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채소, 꽃, 새우, 게, 병아리, 쥐 등의 친숙한 사물을 그린 수묵담채화 21점으로 구성돼 있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현재의 비대면 상황을 반영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도 쉽게 한·중·일 삼국의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며 “선인의 슬기로운 삶과 아름다운 감성이 담긴 문화재를 통해 한·중·일 삼국의 문화예술을 이해하고 향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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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피카소로 통하는 치바이스의 화첨과 인장



한편 다보성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기념, 홈페이지를 통해 불경 ‘증도가’를 인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라고 알려진 갤러리 소장 고려활자를 소개하고, 2006년부터 (사)한국문화유산아카데미 고미술문화대학에서 문화재청의 후원으로 진행했던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의 고미술 강좌 동영상 38편도 공개한다.